[교육] 군더더기 빼고 꼭 필요한 공부만 단기간에! 이젠 JIT러닝(Just In Time) 시대!-주간조선
- [교육] 군더더기 빼고 꼭 필요한 공부만 단기간에! 이젠 JIT러닝(Just In Time) 시대!
- 3년차 직장인 안모(30)씨는 얼마 전 총무팀에서 회계팀으로 부서를 옮겼다. 제대로 업무 파악이 안 된 상태였지만 따로 짬을 내 공부를 할 여유도 없었다. 그가 떠올린 아이디어는 사내 사이버연수원 활용하기. 교육과정만 제대로 이수하면 공짜로 수강할 수 있어 비용 부담도 없었고 인터넷 강의 형태여서 이른 아침이나 퇴근 이후 시간을 활용하기도 용이할 것 같았다.
그러나 사이트를 둘러본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회계기초’나 ‘재무제표 이해와 분석’ 같은 과목은 짧아도 4주, 길면 8주간 수십 시간의 수업을 들어야 이수할 수 있게 돼 있었다. 시간표를 둘러봤지만 한시가 급한 그의 눈엔 불필요한 ‘거품’이 많아보였다. ‘그때그때 필요한 부분만 찾아 단기속성으로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은 없을까?’
직장인 대상 이러닝시장이 일명 ‘JIT러닝’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JIT는 ‘Just In Time’의 줄임말로 원래는 ‘(겨우) 시간에 맞춰서’란 뜻의 숙어다. 그러나 최근엔 ‘재고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입하된 재료를 곧바로 제품의 생산에 투입하는 상품관리방식’이란 의미의 경영용어로 더 자주 사용된다. JIT방식을 경영에 도입한 대표적 기업은 일본 도요타자동차다. 1950년대 오노 다이치 도요타 사장이 미국 자동차왕 헨리 포드 자서전을 읽고 아이디어를 얻어 JIT시스템을 정립한 후 미국 자동차시장을 평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JIT의 정의를 교육에 대입하면 ‘적시(適時)학습’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A란 개념을 알기 위해 배경지식 B·C·D까지 배울 필요 없이 곧장 A에 대해서만 공부하는 방식이 JIT러닝인 셈이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기업현장에서 늘 시간에 쫓기며 사는 직장인의 입장에선 불필요한 시간과 노력을 덜면서 원하는 바를 달성할 수 있어 여러모로 이익이다.
직장인 교육에서 JIT러닝 개념이 첫선을 보인 건 지난 1990년대 후반이었다. 당시 각광 받던 이러닝시장은 풍부한 장점을 지닌 반면, 한계도 뚜렷했다. 가장 큰 문제가 ‘지나치게 방대한 규모’였다. 당시 정부 지원을 업고 우후죽순 생겨난 직무중심 교육과정들은 하나같이 정부 기준에 맞춰 커리큘럼을 구성할 수밖에 없었다. ‘4주 16시간’ ‘8주 32시간’ 등의 규격에 맞춰 교육이 개설되다 보니 정작 실무 활용도는 떨어졌다. 직장인이 원하는 ‘수요’는 사례별로 써먹을 수 있는 단발적 테크닉과 요령인 데 반해 이러닝 업체들이 제작하는 ‘공급’은 두루뭉수리하고 중후장대한 거대담론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JIT러닝이 이러닝시장의 대안으로 떠오른 이후에도 상용화되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각양각색의 수요자가 필요로 하는 모든 아이템을 구비하고 있지 않다면 JIT러닝은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JIT러닝이 제 구실을 해내려면 탑재 콘텐츠의 ‘파이’가 거쳐야 한다는 논리다. 따라서 최근 JIT러닝이 새삼 떠오르고 있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업체 관계자들은 “JIT러닝이 10년간의 ‘워밍업’을 끝내고 본격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봐도 좋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JIT러닝이 보다 안정적으로 운용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현재 이러닝시장은 정부 지원을 받는 고용보험훈련 쪽에 집중돼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자금동원력을 갖춘 대기업 계열사(삼성경제연구소, 현대경제연구원)가 운영하는 사이트와 휴넷 등 전문업체 한두 곳을 제외하면 뚜렷한 수익을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조병학 현대경제연구원 지식포털사업실장은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는 기존 이러닝 외에 단기 상시학습이 가능한 JIT러닝에도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며 “양질의 콘텐츠를 평가하고 일정량의 수요·공급 체계가 갖춰지는 등 ‘기초공사’에 대한 투자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직장인이 활용할 만한 JIT러닝 프로그램
휴넷
상상마루 사이버연수원
21개 분야 1340개 강좌, 실무형 콘텐츠로 승부
200개 기업 이용… 직원 5명 ‘미니기업’도 가능
평생교육기업 휴넷이 2007년 12월 13일 론칭한 기업교육 사이트(www.sangsangmaru.co.kr)다. 1년6개월간 꾸준히 콘텐츠를 축적, 2009년 6월 현재 21개 분야 1340여개 온라인 강좌를 확보했다. 매월 업데이트되는 강좌만 적게는 50개, 많게는 100개에 이른다.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경영·직무·리더십·OA·외국어·비즈니스 스킬 등 실무역량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가장 큰 특징은 대기업의 전유물처럼 생각돼온 전용 사이버연수원을 규모가 작은 기업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점.
- ▲ 한 직장인이 휴넷 상상마루 사이버연수원을 활용해 교육을 받고 있다. / photo 정복남 조선영상미디어 기자
- 동영상강좌의 편당 분량은 30분~1시간이다. 많은 시간을 내기 힘든 직장인이 부담없이 접속해 들을 수 있는 구조다. 강의 내용도 철저하게 실무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기획서 작성 절차’ ‘영어 이메일 패턴과 표현 마스터하기’ ‘2시간 만에 마스터하는 회의운영기법’ ‘재무제표를 이용한 경영분석’ 등 강좌명만 보고도 손쉽게 필요한 내용을 검색할 수 있다.
기업회원에겐 주간 학습독려 메일링 서비스를 비롯해 테마별 학습독려 서비스, 주1회 신규강좌와 베스트강좌 소개 서비스가 제공된다. 아이디(ID)별로 이수 강좌명과 이용시간, 수강완료 여부를 실시간으로 분석, 엑셀 파일로 제공하는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연간 이용료는 5인(ID 5개) 기준 99만원이다.
현재 상상마루 사이버연수원 이용기업은 동부화재·삼성SDS·미스터피자·코오롱제약 등 200여개. 김장용 휴넷 마케팅본부 수석연구원은 “상상마루 사이버연수원은 직원 교육에 관심있는 중소기업이 큰 비용 부담 없이 활용하기에 적절한 프로그램”이라며 “직장인 자기계발 열기가 뜨거운 만큼 보다 많은 중소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경제연구소
SERI스파크(SERISpark)
기업 중간간부 대상, 1년 안 돼 유료회원 5000명
발상력·호기심 등 5개 분야… 스스로 진도 관리
삼성경제연구소가 과장·차장·부장 등 기업의 중간간부를 위해 지난해 7월 개설한 온라인지식포털 사이트(www.serispark.org)다. 2001년 오픈, 1만1000여명의 유료회원을 끌어모으며 ‘공부하는 CEO’의 산실로 자리 잡은 SERICEO (www.sericeo.org)의 콘텐츠와 서비스 노하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수요층의 특성을 살려 모든 콘텐츠가 차세대 리더 양성을 돕기 위한 내용으로 구성된 게 특징.
발상력·호기심·창조적 파괴력·가치 발견력·감성 역량 등 5개 창조역량을 정하고 각각에 해당하는 개념을 ‘모듈(module)’로 정해 모듈별 학습을 유도하고 있다. 회원의 창조 역량을 단계별로 인증하는 ‘SERI-창조역량 인증제’를 시행, ‘2000분(33시간) 학습수료 시 프리미어 과정’ ‘4000분(67시간) 학습수료 시 어드밴스 과정’ 등과 같이 학습자가 스스로의 진도를 점검할 수 있도록 한 점도 독특하다.
온라인 학습과 별도로 월 1회 유명 강사를 초청해 진행하는 ‘스파크 세미나’도 진행된다. 올 들어선 강신장 삼성경제연구소 전무, 김정운 명지대 교수, 김영식 천호식품 회장 등이 강사로 나섰다. ‘미술로 보는 창의력의 세계’(강사 이주헌 미술평론가)란 주제로 열린 지난 6월 16일 세미나엔 회원 450여명이 참가했다. 2009년 6월 현재 SERISpark 회원사는 삼성·오리온·두산·GS 등 11개 그룹사와 130여개 기업 등 5000여명. 이 중 대표기업 20개사 간부 5만7000여명은 SERICEO 맞춤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유소사이어티(U-SOCIETY)
PC·PMP·휴대폰 등 활용해 언제나 어디서나 이용
HD급 화질 동영상 2100편 보유… 회원 16만명
현대경제연구원이 2006년 개설한 지식포털 사이트(usociety.co.kr). ‘시간과 장소의 구애 없이 활용할 수 있는 지식과 정보 제공’을 목표로 한다. 콘텐츠를 고화질(HD)급으로 제작, PC뿐 아니라 PMP나 휴대폰 등에서도 구현할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현재 KT와 제휴를 맺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오는 7월부턴 SK텔레콤과도 연계해 관련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2009년 6월 현재 탑재 콘텐츠는 약 2100편. 하루 평균 4편의 콘텐츠가 업데이트된다. 100만건 이상의 최신 연구자료를 검색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췄다.
제공되는 콘텐츠도 독특하다. 텍스트와 이미지 중심의 기존 이러닝 콘텐츠와 달리 뉴스처럼 최신 지식과 트렌드를 반영한 5분 내외의 영상물이 주류를 이루기 때문. 바쁜 직장인이 짧은 시간을 활용해 자기계발하기에 적당한 구조다. 대부분의 콘텐츠가 고른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지만 ‘체어 퍼슨 트렌드노트’ ‘생각의 탄생’ 시리즈 등 리더십과 창조 관련 카테고리가 특히 인기다.
- ▲ SERI스파크 회원을 상대로 월 1회 개최되는 ‘스파크 세미나’. / photo 삼성경제연구소
- 회원이 각자의 선호 분야를 설정하면 로그인과 동시에 개별 맞춤 페이지가 제공되는 점도 독특하다. 기업회원에 한해 맞춤형 콘텐츠를 제작해주기도 한다. 가입비가 없는 프라임회원과 연회비(15만원)를 내야 하는 프리미엄회원, 기업회원 등 세 가지 체계로 운영된다. 프라임회원이 유료 콘텐츠를 이용하려면 편당 이용료를 결제해야 한다. 총 회원수는 16만여명, 기업회원은 서울시청·현대자동차·포스코 등 70여개다. 유료회원은 2만명 선이다.
기타
재테크 등 400개 강좌 편당 2000~6000원
인테리어·요리 등 생활·취미 분야 특화
‘지식TV’는 B2B 교육서비스 전문업체 크레듀(www.credu.com)가 지난 2007년 8월부터 제공하고 있는 강의서비스다. 재테크, 자녀교육, 가정·생활, 자기계발, 경영·경제, 인문·교양 등 6개 분야 전문가의 강의 400여개를 온라인상에서 제공한다. 편당 이용료는 2000~6000원 선. 무료 강좌도 있다. 기존 수강자가 매긴 평점을 토대로 듣고 싶은 강좌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온라인 강좌의 한계가 아쉬운 학습자를 위한 오프라인 강좌 ‘지식콘서트’도 참고할 만하다. 월 2~3회 개최되며 누적 횟수 143회를 돌파했다. 6월 18일엔 ‘젊은 구글러가 세상에 던지는 열정력’의 저자 김태원씨가 강사로 나섰다. 수강료는 회당 1만원이다.
비법닷컴(www.vipup.com)은 지난 2006년 인터넷방송 기업 채티비가 개설한 사이트다. 자녀교육·직무, 생활·취미, 취업·창업, 재테크 등 4개 카테고리로 운영되며 총 2000여편의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편당 분량은 25분 내외로 무료 강좌와 유료 강좌가 섞여 있다. 패션과 인테리어, 요리, 다이어트 등 생활·취미 부문이 특히 강세다.
다른 사이트에 비해 직장인이 실무에 참조할 만한 강좌 비중은 다소 적은 편. 기업과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 등을 대상으로 하는 B2B 서비스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2009년 6월 현재 이용단체는 기아자동차·농협중앙회·과천시청·단국대 등 30여곳이다.
/ 최혜원 기자 happyend@chosun.com
댓글 없음:
댓글 쓰기